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셀프부양 시대라는 말의 겉과 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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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-01-30 14:40 조회 106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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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셀프부양 시대라는 말의 겉과 속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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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셀프부양 시대의 마처세대'라는 말이 유행이다. 마처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며 동시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로 요즘 중장년층을 가리킨다. 이들은 현재 부모나 자녀 중 한쪽을 부양하거나 양쪽을 모두 부양 중이다. 그러느라 정작 자신의 노년기 준비는 제대로 못 하고 있다. 중장년층에서 자격증 취득 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다.
셀프부양. 얼핏 들으면 타당하고 또 '셀프'라는 말이 붙으니 의당 그래야 하는 일이라는 느낌도 얹힌다. '자녀 의존 아닌 셀프부양의 시대'라는 언론 기사 제목도 이런 느낌을 부추긴다. 의존은 꿈도 꾸지 말고, 알아서 자립하라는 정언 명령이라도 울리는 것 같다.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는 "한국이 초저출산·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며 노인 부양비가 급등해 국가도 자녀도 노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"이니, "스스로 노년에 대비하려는 현상 자체는 한국의 기형적인 인구 구조상 바람직한 일"이라는 '분석'도 내놓는다. 정말 그런가? 국가도 책임질 수 없으니 각자도생하는 게 바람직한가? 사회학적 분석 맞나? 셀프부양이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2016년의 '명견만리' 프로그램에서도, 현재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에서도 오히려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항목은 노후 부양의 주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다. 이제는 어떤 조사에서건 응답자의 50% 정도가, 안전한 노후를 책임질 주체는 '사회'라고 말한다. 사회 시스템이라고 말하든, 복지 시스템이라고 말하든 국가가 빠질 수는 없는 문제라는 게 명백하다.

이쯤에서 확인해 보자. 셀프부양 시대의 마처세대라는 유행어에서 빠진 결정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가 무엇인지. 몸을 중심에 둔 돌봄과 상호의존이 그 하나이고, 서로 잘 돌보며 의미 있는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또 생성하게 돕는 사회복지체계가 다른 하나다. 이 두 개의 축이 빠진 상태에서 도대체 누가 무슨 재주로 스스로 부양한다는 말인가. '노년기 부양의 주체는 사회이다'라고 응답한 시민들은 돌봄을 근간으로 하는 복지체계를 향해 확실히 몸을 돌리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.

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상임대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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